회로이론 · AC·페이저 (핵심)

허수 j는 회전이다

공학에서는 전류 i와 헷갈리지 않게 허수 단위를 j로 씁니다. 수학의 i와 같은 것입니다(j² = −1). 이 글에서는 둘을 섞어 씁니다.

1. 수는 필요할 때마다 확장되어 왔다

숫자는 처음부터 완성된 게 아니라, 기존 수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새로 태어났습니다. 그 계보를 따라가 봅시다.

여기까지의 모든 수는 수직선(1차원) 위의 한 점으로 그릴 수 있습니다. 아래에서 단계별로 확장을 확인하세요.

2. 벽에 부딪히다 — x² = −1

수직선 위의 어떤 수든 제곱하면 0 이상입니다. (+2)² = 4, (−2)² = 4 — 음수를 제곱해도 양수가 되죠. 그래서 x² = −1 은 수직선 위에 답이 없습니다. 무리수까지 다 채운 1차원 수직선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답입니다.

역사는 여기서 재미있게 흘러갑니다.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카르다노·봄벨리가 3차방정식을 풀 때, 최종 답은 멀쩡한 실수인데 계산 도중에 √(−1) 이 꼭 나타나는 상황을 만났습니다. "존재하지 않는 수"를 잠깐 빌려 쓰면 실제 답이 나왔던 거죠. 그래서 이름도 상상의 수(imaginary)가 됐습니다 — 처음엔 계산용 임시 도구였습니다.

3. 새로운 차원으로 점프 — 허수축

x² = −1 의 답을 i 라 부르고(i² = −1), 수직선 위엔 자리가 없으니 수직선과 직각으로 만나는 새 축에 올려놓습니다. 이 순간 수는 1차원(선)에서 2차원(평면)으로 확장됩니다:

z = a + bi  =  가로 a(실수) + 세로 b(허수)  →  평면 위의 한 점

이제 하나의 수가 크기(원점에서의 거리)와 방향(각도)을 동시에 담습니다. 바로 물리의 벡터를 숫자로 다루기에 딱 맞는 도구가 된 것이죠.

4. 곱하면 90° 회전 — 우연인가, 필연인가?

교수님이 궁금해하신 핵심입니다. 결론부터: 우연이 아니라 곱셈 규칙의 필연적 귀결입니다. 세 줄로 증명됩니다.

  1. 수직선에서 × (−1) 은 수를 반대쪽으로 뒤집습니다. 1 → −1. 이것은 180° 회전과 똑같습니다.
  2. 그런데 i² = −1 이므로, × i 를 두 번 하면 결국 × (−1) = 180° 회전입니다.
  3. "두 번 해서 180°가 되는 회전"은 한 번에 90°일 수밖에 없습니다. 따라서 × i = 90° 회전, 그리고 i는 실수축에서 90° 떨어진 세로축 위 (+1) 지점에 놓입니다.

더 일반적으로, 복소수의 곱셈은 크기는 곱하고 각도는 더한다는 규칙을 따릅니다(분배법칙에서 자동으로 따라 나옵니다). i는 크기 1, 각도 90°이므로 "× i = 크기 그대로, 90° 돌리기"가 됩니다. 결코 억지로 정한 약속이 아닙니다.

역사의 순서 — 허수는 대수(계산)로 먼저 태어났고(16세기), "90° 회전"이라는 기하학적 의미는 약 200년 뒤 베셀(1797)·아르강(1806)·가우스(1831)가 발견했습니다. 즉 계산 도구로 쓰다 보니 회전과 딱 들어맞았는데, 그 들어맞음은 우연이 아니라 곱셈 구조에 이미 들어 있던 논리였습니다. 가우스가 "허수(imaginary)"라는 이름이 편견을 준다며 복소수(complex number)라 부르자고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.

5. 직접 돌려보기 — 복소평면 곱셈기

벡터 z 의 크기와 각도를 정한 뒤, × i 를 눌러 90°씩 돌아가는 걸 확인하세요. × i 를 네 번 누르면 1 → i → −1 → −i → 1 로 제자리에 돌아옵니다(4번 = 360°). × z 는 "각도는 두 배, 크기는 제곱"을 보여줍니다.

※ 회색 점 1 · i · −1 · −i 는 기준점입니다. × i 를 반복하면 벡터가 이 네 점을 90°씩 돌며 지나갑니다. 크기(주황)는 그대로, 각도만 바뀝니다.

6. 크기와 방향을 한 수로 — 페이저로 이어진다

복소수는 \(z = a + bi = r(\cos\theta + i\sin\theta) = r\angle\theta\) 로, 크기 r 과 위상 θ를 한 번에 담습니다(오일러 공식 \(e^{i\theta} = \cos\theta + i\sin\theta\)). 교류 전압·전류를 "크기와 위상"으로 나타낸 것이 바로 페이저이고, "× j = 90° 회전"은 미분·적분이 90° 위상차로 나타나는 이유가 됩니다. 앞 강의의 라디안(2π)·ω = 2πf·sin(ωt)가 여기서 하나로 합쳐집니다.

7. 정리

수는 못 푸는 문제를 만날 때마다 확장됐고(자연수→0→음수→소수→무리수), x² = −1 이라는 벽 앞에서 새 차원(허수축)으로 점프했습니다. 그 결과 수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평면의 점이 되었고, × i = 90° 회전은 우연이 아니라 곱셈 규칙(각도는 더한다)의 필연입니다. 그래서 복소수는 물리의 벡터·파형을 다루는 자연스러운 언어가 됩니다.

▶ 이론 강의 (영상)

이 개념을 영상으로 설명합니다 (SimuLab 유튜브).

연습문제 풀이 강의

이 이론 아래에 연습문제 풀이 영상을 계속 이어 붙입니다. 목록은 자유롭게 추가·순서 변경·교체·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. 문제를 누르면 위 플레이어에서 바로 재생됩니다.

문제 목록
※ 준비중 항목은 유튜브 링크만 넣으면 즉시 재생됩니다.

연습 퀴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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