허수 j는 회전이다
공학에서는 전류 i와 헷갈리지 않게 허수 단위를 j로 씁니다. 수학의 i와 같은 것입니다(j² = −1). 이 글에서는 둘을 섞어 씁니다.
1. 수는 필요할 때마다 확장되어 왔다
숫자는 처음부터 완성된 게 아니라, 기존 수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새로 태어났습니다. 그 계보를 따라가 봅시다.
- 자연수 (1, 2, 3 …) — 손가락이 10개라서 10진법이 자리 잡았습니다. 시작은 "몇 개인가"를 세기 위한 수였습니다.
- 0 — "아무것도 없음"을 하나의 수로 인정. 자리(위치) 표기(10, 100)가 가능해집니다.
3 − 3 = ?에 답하려면 0이 필요합니다. - 음수 (−1, −2 …) —
x + 3 = 1의 답. 빚, 반대 방향, 기준 아래를 표현. 수직선의 왼쪽이 열립니다. - 소수·분수 (0.5, ⅓ …) —
1 ÷ 2 = ?정수 사이의 연속적인 양. 0과 1 사이를 촘촘히 메웁니다. - 무리수 (√2, π …) —
x² = 2의 답. 분수로 딱 떨어지지 않는 수(√로만 표현). 수직선을 빈틈없이 채웁니다.
여기까지의 모든 수는 수직선(1차원) 위의 한 점으로 그릴 수 있습니다. 아래에서 단계별로 확장을 확인하세요.
2. 벽에 부딪히다 — x² = −1
수직선 위의 어떤 수든 제곱하면 0 이상입니다. (+2)² = 4, (−2)² = 4 — 음수를 제곱해도 양수가 되죠. 그래서 x² = −1 은 수직선 위에 답이 없습니다. 무리수까지 다 채운 1차원 수직선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답입니다.
역사는 여기서 재미있게 흘러갑니다.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카르다노·봄벨리가 3차방정식을 풀 때, 최종 답은 멀쩡한 실수인데 계산 도중에 √(−1) 이 꼭 나타나는 상황을 만났습니다. "존재하지 않는 수"를 잠깐 빌려 쓰면 실제 답이 나왔던 거죠. 그래서 이름도 상상의 수(imaginary)가 됐습니다 — 처음엔 계산용 임시 도구였습니다.
3. 새로운 차원으로 점프 — 허수축
x² = −1 의 답을 i 라 부르고(i² = −1), 수직선 위엔 자리가 없으니 수직선과 직각으로 만나는 새 축에 올려놓습니다. 이 순간 수는 1차원(선)에서 2차원(평면)으로 확장됩니다:
z = a + bi = 가로 a(실수) + 세로 b(허수) → 평면 위의 한 점
이제 하나의 수가 크기(원점에서의 거리)와 방향(각도)을 동시에 담습니다. 바로 물리의 벡터를 숫자로 다루기에 딱 맞는 도구가 된 것이죠.
4. 곱하면 90° 회전 — 우연인가, 필연인가?
교수님이 궁금해하신 핵심입니다. 결론부터: 우연이 아니라 곱셈 규칙의 필연적 귀결입니다. 세 줄로 증명됩니다.
- ① 수직선에서 × (−1) 은 수를 반대쪽으로 뒤집습니다. 1 → −1. 이것은 180° 회전과 똑같습니다.
- ② 그런데
i² = −1이므로, × i 를 두 번 하면 결국 × (−1) = 180° 회전입니다. - ③ "두 번 해서 180°가 되는 회전"은 한 번에 90°일 수밖에 없습니다. 따라서 × i = 90° 회전, 그리고 i는 실수축에서 90° 떨어진 세로축 위 (+1) 지점에 놓입니다.
더 일반적으로, 복소수의 곱셈은 크기는 곱하고 각도는 더한다는 규칙을 따릅니다(분배법칙에서 자동으로 따라 나옵니다). i는 크기 1, 각도 90°이므로 "× i = 크기 그대로, 90° 돌리기"가 됩니다. 결코 억지로 정한 약속이 아닙니다.
역사의 순서 — 허수는 대수(계산)로 먼저 태어났고(16세기), "90° 회전"이라는 기하학적 의미는 약 200년 뒤 베셀(1797)·아르강(1806)·가우스(1831)가 발견했습니다. 즉 계산 도구로 쓰다 보니 회전과 딱 들어맞았는데, 그 들어맞음은 우연이 아니라 곱셈 구조에 이미 들어 있던 논리였습니다. 가우스가 "허수(imaginary)"라는 이름이 편견을 준다며 복소수(complex number)라 부르자고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.
5. 직접 돌려보기 — 복소평면 곱셈기
벡터 z 의 크기와 각도를 정한 뒤, × i 를 눌러 90°씩 돌아가는 걸 확인하세요. × i 를 네 번 누르면 1 → i → −1 → −i → 1 로 제자리에 돌아옵니다(4번 = 360°). × z 는 "각도는 두 배, 크기는 제곱"을 보여줍니다.
6. 크기와 방향을 한 수로 — 페이저로 이어진다
복소수는 \(z = a + bi = r(\cos\theta + i\sin\theta) = r\angle\theta\) 로, 크기 r 과 위상 θ를 한 번에 담습니다(오일러 공식 \(e^{i\theta} = \cos\theta + i\sin\theta\)). 교류 전압·전류를 "크기와 위상"으로 나타낸 것이 바로 페이저이고, "× j = 90° 회전"은 미분·적분이 90° 위상차로 나타나는 이유가 됩니다. 앞 강의의 라디안(2π)·ω = 2πf·sin(ωt)가 여기서 하나로 합쳐집니다.
7. 정리
수는 못 푸는 문제를 만날 때마다 확장됐고(자연수→0→음수→소수→무리수), x² = −1 이라는 벽 앞에서 새 차원(허수축)으로 점프했습니다. 그 결과 수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평면의 점이 되었고, × i = 90° 회전은 우연이 아니라 곱셈 규칙(각도는 더한다)의 필연입니다. 그래서 복소수는 물리의 벡터·파형을 다루는 자연스러운 언어가 됩니다.
▶ 이론 강의 (영상)
이 개념을 영상으로 설명합니다 (SimuLab 유튜브).
연습문제 풀이 강의
이 이론 아래에 연습문제 풀이 영상을 계속 이어 붙입니다. 목록은 자유롭게 추가·순서 변경·교체·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. 문제를 누르면 위 플레이어에서 바로 재생됩니다.
연습 퀴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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